"mRNA백신 다음 과제는 독감 콤보"…신발끈 묶는 국내 기업들
정부가 글로벌 백신 허브를 선언하며 산억 육성에 나서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mRNA 후속 백신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 등이 mRNA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한 이후 독감백신과
코로나 백신을 한 번에 접종하는 콤보(Combo)백신 개발에 나선 만큼 이에 발맞춰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최근 '신·변종감염병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사업단(이하 사업단)'을 통해 총 9개의
제1차 신규과제를 선정,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공식적인 목표는 국제적 수준에 부합하는 mRNA 백신
개발 기반 구축이지만, 실제 계획은 '향후 팬데믹으로 인해
특허가 풀리는 상황을 대비'하는 것과 '콤보 백신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정부가 국내 기업과 연구진과 함께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해 팬데믹으로 인한 특허 무력화에 대비하고 콤보 백신 등의 개발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미.
실제로 임상현장에서는 코로나 대유행이 끝자락에 와있다는 평가와 함께 코로나의 풍토병화 이슈로 독감 백신과 코로나
백신 동시접종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태다.
미국 보건당국의 경우 지난 18일 겨울철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것을 대비해 독감 및 코로나 백신을 같은 장소에서 한 번에 접종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상황.
동시에 2개의 백신을 접종하는 것에 대한 안정성 우려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지만 트윈데믹이 일어날 상황에 대해서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모더나와 화이자, 노바백스 등의 기업은 가지고 있는 플랫폼을
활용한 콤보백신의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모더나의 경우 지난 1월 코로나와 독감을 한꺼번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오는 2023년 가을까지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 노바백스도
플랫폼은 다르지만 코로나 백신과 4가 독감백신을 결합한 혼합백신을 1상에서
안전성 및 면역원성을 확인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바이오업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신규 과제는 비임상 및 임상지원을 중심으로 한 mRNA 백신 플랫폼 구축 및 생산 생태계 확립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에스티팜과 아이진, 큐라티스, 국제백신연구소, 엔이에스 바이오 테크놀로지, 쿼드메디슨,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 알엔에이진,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제를 수행하는데 어려움도 존재한다. 이미 mRNA 백신 플랫폼은 화이자와 모더나 등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특허 방어를 촘촘히 해뒀기 때문으로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돌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특허 침해는 판매 행위와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 등 '경제적 이익이 발생했을 때' 침해 행위로 간주돼 연구 개발만으로는 특허 침해가 되지 않는다. 사업단의 연구 개발은 특허
분쟁 소지가 없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3월 세계무역기구(WTO) 주요회원국이 코로나 백신 지적재산권(이하 지재권) 면제에
잠정적 합의한 바 있어 mRNA 플랫폼 개발을 확보할 시 다양한 팬데믹 상황에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란 계산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더해 사업단은 결핵, 인플루엔자,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지카바이러스 등 각종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mRNA 백신 임상·비임상 연구를 선정했다.
이 연구들이 문제없이 진행되면 바이러스 한 종류만을 대응하는 단독 백신뿐만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인플루엔자'와
같은 콤보 백신(결합 백신) 개발의 기틀이 될 수도 있다.
또한 WHO나 미국 FDA 등에서는
같은 플랫폼에 대해 독성 시험 등의 자료를 면제하고 있다. mRNA 플랫폼으로 어떤 백신을 개발하던, 다음 백신 개발은 시간이 단축되고 비용이 줄어든다는 시각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목표로 하는 글로벌 백신 허브와
국산 mRNA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원천 기술 확보가 최우선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독감 및 코로나 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마련해 필수백신 개발까지 접목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메디칼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