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9
바이든 정부의 암정복 '캔서문샷', 실체 있는 호재일까
|루닛·프레스티지·EDGC 등 참여, 진입장벽 낮아 국내사 활약 주목…9월께 윤곽 드러날 듯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암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Cancer Moonshot)에 한국 주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설립한 민관 협력체 '캔서엑스(CancerX)'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참여 소식을 알리면서다.
다만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1년이 다 되도록 캔서엑스의 역할이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내년 11월에는 대선을 앞두고 있어 프로젝트의 연속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진다.
◇캔서문샷에 들썩인 바이오 주가…mRNA 기대감도 '솔솔'
'캔서문샷'이 국내 시장에 알려진 건 2016년부터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암 정복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밝힌 프로젝트다. 당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은 2021년 대통령 당선 이후 다시 꺼내들어 구체화했다.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실현되지 못하다가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캔서문샷은 미국 암 연구소인 모핏 암센터와 디지털의학학회가 주축이 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엑스가 이끌고 있다. 2월 설립된 캔서엑스는 6월 창립멤버 92개사를 공개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루닛이 포함되며 주목을 받았다.
캔서엑스에 참여하는 국내 바이오텍이 점차 늘면서 총 5개 기업이 확정됐다. 창립 멤버 루닛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EDGC, 큐브바이오, 젠큐릭스다.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텍(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들과 어깨를 나란이 했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캔서문샷 참여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루닛은 처음 캔서문샷 참여가 전해진 6월 20일 주가가 상한가로 뛰었다. 전날 종가 기준 10만600원이었던 루닛 주가는 다음날 29.9% 오른 13만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며칠간 상승세가 이어지며 6월 27일에는 17만8700원까지 올랐다. 약 한 달 전 1조원에 못미쳤던 루닛 시가총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캔서문샷 협력체 멤버가 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젠큐릭스도 마찬가지로 발표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합류 확정 전 추진 자료를 낸 뒤 유상증자를 단행한 EDGC만 예외적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캔서문샷 효과로 암 진단 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미 정부의 또 다른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캔서문샷이 23일(현지시간) mRNA 기술을 이용한 암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한다고 밝히면서다. 구체적으로 mRNA 기술을 이용하는 에모리대학교 '큐레이트'에 2400만달러를 지원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혁신 기술로 부각된 mRNA에 국내 바이오 기업도 다수 뛰어든 상태다. 암 백신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없는 만큼 '기회의 땅'이라 불리기도 한다. 한미약품, 지니너스, 제넥신, 애스톤사이언스 등이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캔서문샷을 포함한 경제·방역 전반에서 한국·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기조가 뚜렷하다. 국내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낮아진 멤버 문턱에 실제 활약상 지켜봐야…9월 이후 주목
캔서문샷은 국가 주도로 이뤄지는 프로젝트이기에 멤버로 합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캔서엑스는 캔서문샷을 실행하는 주체이지만 아직까지 멤버 모집 외 뚜렷한 활동을 보이고 있지 않다. 더욱이 문제는 대선이다. 미국은 내년 11월 대선을 실시하는데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다면 캔서엑스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실제 과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캔서문샷은 사실상 폐기됐다.
국내 기업들이 캔서문샷 참여로 직접적인 수익창출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대신 이들은 미국 내 우수한 기업·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력이 있는 바이오텍에 먼저 참여 의사를 타진했던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누구나 캔서엑스 멤버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물론 기술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지만, 참여를 원한다면 누구나 캔서엑스 홈페이지에서 멤버 신청을 할 수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캔서엑스 입장에서는 멤버를 늘리는 것이 홍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술력에 큰 문제가 없다면 참여를 막을 이유가 딱히 없다"며 "창립 멤버만 92곳인데다 이후에도 멤버를 늘리고 있어 더 이상 합류 자체가 기업 밸류를 판단하는 변별력을 지니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캔서문샷 프로젝트에서 얼마나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는 오는 9월 이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캔서엑스는 9월 초 운영위원회 조직 꾸리기에 나선다. 캔서엑스를 이끄는 모핏 암센터와 디지털의학학회 외에도 기업과 기관이 함께 모인 운영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참여 기업 중에서도 운영위원회 합류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곳이 있다. 9월 중순에는 캔서문샷 발표 1년을 맞아 바이든 정부가 새로운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통해 캔서엑스의 활동이 보다 구체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출처 : 더벨
URL : http://m.thebell.co.kr/m/newsview.asp?svccode=00&newskey=202308241659483640103212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암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Cancer Moonshot)에 한국 주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설립한 민관 협력체 '캔서엑스(CancerX)'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참여 소식을 알리면서다.
다만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1년이 다 되도록 캔서엑스의 역할이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내년 11월에는 대선을 앞두고 있어 프로젝트의 연속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진다.
◇캔서문샷에 들썩인 바이오 주가…mRNA 기대감도 '솔솔'
'캔서문샷'이 국내 시장에 알려진 건 2016년부터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암 정복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밝힌 프로젝트다. 당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은 2021년 대통령 당선 이후 다시 꺼내들어 구체화했다.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실현되지 못하다가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캔서문샷은 미국 암 연구소인 모핏 암센터와 디지털의학학회가 주축이 된 공공·민간 협력체 캔서엑스가 이끌고 있다. 2월 설립된 캔서엑스는 6월 창립멤버 92개사를 공개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루닛이 포함되며 주목을 받았다.
캔서엑스에 참여하는 국내 바이오텍이 점차 늘면서 총 5개 기업이 확정됐다. 창립 멤버 루닛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EDGC, 큐브바이오, 젠큐릭스다.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텍(로슈) 등 글로벌 빅파마들과 어깨를 나란이 했다는 점에 눈길이 간다.
캔서문샷 참여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루닛은 처음 캔서문샷 참여가 전해진 6월 20일 주가가 상한가로 뛰었다. 전날 종가 기준 10만600원이었던 루닛 주가는 다음날 29.9% 오른 13만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며칠간 상승세가 이어지며 6월 27일에는 17만8700원까지 올랐다. 약 한 달 전 1조원에 못미쳤던 루닛 시가총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캔서문샷 협력체 멤버가 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젠큐릭스도 마찬가지로 발표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합류 확정 전 추진 자료를 낸 뒤 유상증자를 단행한 EDGC만 예외적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캔서문샷 효과로 암 진단 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미 정부의 또 다른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캔서문샷이 23일(현지시간) mRNA 기술을 이용한 암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한다고 밝히면서다. 구체적으로 mRNA 기술을 이용하는 에모리대학교 '큐레이트'에 2400만달러를 지원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혁신 기술로 부각된 mRNA에 국내 바이오 기업도 다수 뛰어든 상태다. 암 백신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없는 만큼 '기회의 땅'이라 불리기도 한다. 한미약품, 지니너스, 제넥신, 애스톤사이언스 등이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캔서문샷을 포함한 경제·방역 전반에서 한국·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기조가 뚜렷하다. 국내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낮아진 멤버 문턱에 실제 활약상 지켜봐야…9월 이후 주목
캔서문샷은 국가 주도로 이뤄지는 프로젝트이기에 멤버로 합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캔서엑스는 캔서문샷을 실행하는 주체이지만 아직까지 멤버 모집 외 뚜렷한 활동을 보이고 있지 않다. 더욱이 문제는 대선이다. 미국은 내년 11월 대선을 실시하는데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다면 캔서엑스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실제 과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캔서문샷은 사실상 폐기됐다.
국내 기업들이 캔서문샷 참여로 직접적인 수익창출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대신 이들은 미국 내 우수한 기업·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력이 있는 바이오텍에 먼저 참여 의사를 타진했던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누구나 캔서엑스 멤버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물론 기술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지만, 참여를 원한다면 누구나 캔서엑스 홈페이지에서 멤버 신청을 할 수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캔서엑스 입장에서는 멤버를 늘리는 것이 홍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술력에 큰 문제가 없다면 참여를 막을 이유가 딱히 없다"며 "창립 멤버만 92곳인데다 이후에도 멤버를 늘리고 있어 더 이상 합류 자체가 기업 밸류를 판단하는 변별력을 지니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캔서문샷 프로젝트에서 얼마나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는 오는 9월 이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캔서엑스는 9월 초 운영위원회 조직 꾸리기에 나선다. 캔서엑스를 이끄는 모핏 암센터와 디지털의학학회 외에도 기업과 기관이 함께 모인 운영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참여 기업 중에서도 운영위원회 합류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곳이 있다. 9월 중순에는 캔서문샷 발표 1년을 맞아 바이든 정부가 새로운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통해 캔서엑스의 활동이 보다 구체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출처 : 더벨
URL : http://m.thebell.co.kr/m/newsview.asp?svccode=00&newskey=202308241659483640103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