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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1조 투자"…바이오 빅데이터 뜬다
정부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에 ‘1조원 투자’를 예고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수요가 커진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있는 주요 조건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JW중외제약·신테카바이오 등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확보됐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부터 6년 동안 1조원을 투입해 총 100만명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가 바이오헬스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유전체 데이터의 증가속도(자료=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바이오연구데이터 동향과 시사점’)
실제 미국·유럽을 필두로 각국은 앞다퉈 바이오 데이터 쌓는 중이다. 작년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표한 일루미나 예측에 따르면 대표 바이오 데이터인 유전체 염기서열 데이터는 향후 12개월마다 2배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병욱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2025년이 되면 유전체 데이터가 유투브·트위터·천문학과 함께 빅데이터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오 빅데이터, 왜 중요?
이는 바이오 빅데이터가 가진 이점이 커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신약 개발에는 평균 약 15년이 소요되고 신약 성공 확률도 약 5000~1만여개 중 1개에 불과하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신약 개발의 시간을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요소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 요구가 커지며 새 의료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정밀의료 구현에도 도움이 된다. 정밀의료는 유전체·임상 등 데이터를 토대로 환자 개인에 맞춤형 예방·진단·치료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약의 정교한 사용도 요구된다.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미국·유럽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만든 약이 동양인에 잘 맞는다고 볼 수 없다”며 “바이오 강국이 되기 위해 우리나라 인종에 맞는 약물이 개발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바이오 빅데이터”라고 했다.
국내 바이오 빅데이터 선두주자는
국내 기업들도 일찌감치 바이오 빅데이터를 주목했다.
JW중외제약(001060)은 자회사 C&C신약연구소를 통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운영 중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300종이 넘는 암 세포주, 유전자 정보가 쌓인 플랫폼”이라며 “암 유전체 정보, 화합물, 약효 예측 등이 데이터베이스화 돼있어 질환 특성에 맞는 후보물질을 골라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버를 활용해 항암·면역질환 중심으로 9종의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3종을 임상에 진입시킨 게 성과다.
또 JW중외제약은 작년부터 삼성병원과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공동연구를 개시했고 유럽 최대 인공지능 활용 바이오신약 클러스터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바이오사 중에는 국내 유일 유전체 분석용 슈퍼컴퓨터 ‘마하’를 보유한 신테카바이오(226330)가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2009년부터 마하를 활용해 유전체 빅데이터를 취합·분석하는 플랫폼 ‘피맵’을 운영해왔다.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과 관련한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 알아낼 수있는 지표)를 찾는 기술을 가졌다. 이를 토대로 그 동안 유한양행·한미사이언스·툴젠 등과 잇따라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 외 클리노믹스(352770), 테라젠이텍스(066700)의 자회사 테라젠바이오 등도 바이오 빅데이터를 보유한 곳들이다. 클리노믹스는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 센터를 건립했고 테라젠바이오는 유전체 분석 기반 생명정보 플랫폼을 보유했다. 특히 테라젠바이오는 작년 정부 100만명 규모 바이오 시범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 선점이 중요했던 초기와 달리 지금은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재생산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빅데이터 환경이 만들어지면 노하우, 기술력을 갖춘 이들이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출처: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