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시장 커지는 미국…"韓 의료·제약·뷰티업계에 기회"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한국의 의료·제약·뷰티 등 업계가 팬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미국의 원격의료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13일 발간한 '맞춤형으로 진화하는 미국 원격의료 시장, 우리 기업의 기회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원격의료는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로 대면 진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식품의약국(FDA)이 원격의료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급속히 확산했다.
여기에 작년 5월 미국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한 뒤에도 원격의료 규제 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원격의료는 확대일로다.
미국은 국토가 넓고 인구의 도시 집중이 심화되면서 외곽 지역의 낮은 의료 접근성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의 행정구역(카운티) 중 56%에는 정신과 의사가 없고, 70%에는 소아정신과 의사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조사에서 미국에서 외래 초진을 받는데 걸리는 평균 대기 기간은 26일인데, 뉴욕시는 약 14일,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45.6일로, 지역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원격의료 전문기업(에브리웰)을 통한 1차 진료 대기시간은 18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장기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 환자들의 원격의료 사용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이미 미국에서 텔라닥헬스, 암웰, MD라이브 등 다양한 원격의료 기업이 활발히 활동 중이며 건강보험사, 빅테크, 유통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원격의료 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2022년 말 LG전자가 암웰과 함께 원격의료 솔루션 개발 관련 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격의료는 치료뿐 아니라 질병 예방 및 진단 영역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어 웨어러블 디바이스, 건강 데이터 및 의료 영상 분석 솔루션 기술, 건강 자가 진단 테스트기 등 분야도 유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은 선진화된 정보기술(IT) 역량을 바탕으로 의료 모니터링 기기, 솔루션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분석한 데 이어 스킨케어, 안티에이징, 헤어 케어 등 제약·뷰티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으로도 원격의료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기업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23.2% 성장해 3조4천243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 미국 댈러스무역관 관계자는 "미국의 원격의료 시장은 미국 내 환자뿐 아니라 미국 방문 없이도 선진 의료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전 세계 환자들에게 모두 개방돼 있어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신규 수요 발굴 및 판로 개척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