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세계 7위, 아시아 1위를 기록했던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회복지수가 올해 세계 12위, 아시아 3위로 하락했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생산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는 13일 기자간담회(서울 코엑스)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회복지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회복지수는 한국을 포함한 22개국 제약바이오 기업 임원 및 보건·의료 정책 관계자 1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업계 전문가의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싸이티바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리서치기관인 롱지튜드와 2021년 첫 발표 후, 2년만에 진행한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회복 지수'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다.

조사 참가자들은 ▲공급망 회복력 ▲인적자원 ▲R&D 생태계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규제 등 총 5가지 항목에 대한 국가별 현황에 1~10점의 점수를 부여했다.

조사 결과 올해 전 세계 회복지수는 10점 중 6.08로, 2021년(6.6) 대비 하락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상당한 투자가 이뤄진 공급망 회복력과 제조 민첩성은 소폭 상승했지만 인적자원, R&D 생태계, 정부 정책·규제는 하락했다.

국가별로는 스위스(6.98), 미국(6.96), 영국(6.78) 순으로 제약바이오 산업 환경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태국(5.36), 사우디아라비아(5.20), 아랍에미리트(5.17)는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2021년 1위였던 한국을 누르고 싱가포르(6.41)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일본(6.06), 한국(6.05)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회복지수는 올해 세계 12위, 아시아 3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인적자원(16위), R&D 생태계(12위) 분야에서 지수가 2년 전보다 많이 하락했다. 공급망 회복력도 14위, 제조 민첩성도 15위에 머물렀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및 규제 개혁 면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아 상위권인 4위를 유지했다.

싸이티바 코리아 최준호 대표는 "한국은 인적자원과 R&D 생태계 점수가 2021년 대비 많이 떨어졌고, 이는 글로벌 패턴과 유사하다"며 "순위 하락은 인재 확보, 공공·민간의 교육 인프라 마련, R&D 파트너 모색 및 오픈 이노베이션 현실화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은 인재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제조와 R&D 인재 확보가 부족하다는 평가였다"며 "교육 인프라와 고용 규정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및 협력을 위한 콘트롤 타워가 부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회복력 면에선 전반적인 공급망 개선이 잘 이뤄진 반면 원부자재 자립 측면에선 나아지지 않았고 세포치료제, 개인 맞춤 의료 등 신시장의 공급망은 나아지지 않다는 평가였다"며 "정부정책 및 규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싱가포르 사례를 통해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조사에서 싱가포르는 글로벌 순위 5위로, 22021년보다 7단계 상승했다. 이사아에선 1위를 차지했다.

최 대표는 "싱가포르는 주요 수출업체의 수입 관세를 유예했다"며 "73% 이상 응답자가 제조 기술 인력 확보에 긍정적으로 답변했고, 연구 증진에 250억 달러 예산을 확보해 이 중 10%는 인재 개발에 투입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출처 : 뉴시스
URL :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713_0002375263&cID=10434&pID=13200